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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및 맛집

[괌 2016] 사랑의 절벽

의외로 아이들이 좋아했던 사랑의 절벽!

괌에서 다른 덴 몰라도 꼭 가봐야 할 곳을 꼽자면 사랑의 절벽이라고 할 수 있죠. 영어로는 Two Lovers' Point.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의 절벽'이라는 우리말 번역이 참 훌륭한 듯 합니다. 누가 했는지 몰라도...참 잘 했어요~ 괌에 오기 전에 관광가이드북을 사서 봤는데, 오기 전엔 가볼만 한 곳이 많다고 느꼈지만 막상 와서 몇 군데 구경 해보니 실망스러울 정도로 초라한 곳이 대부분이었어요. 바다 말곤 구경거리가 정말 없는 것 같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사랑의 절벽은 예외였어요. 우리 가족들은 정말 만족한 곳이었습니다.

아웃리거에서 운전하여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는데, 한국어 내비만 있으면 찾아 가기 쉽습니다. 아침 일찍 조식 먹고, 도착하니 관광 버스 두어대도 같이 들어옵니다. 한국사람들도 있고, 일본사람들도 있고. 많지는 않았어요. 저는 관광명소는 무조건 아침 일찍 방문하자는 주의여서 서둘러 갔더니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었어요. 주차하고 들어가기 전에 포토존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어요.

포토존에서 사진 찍고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두 연인의 동상. 그리고, 갑자기 귀여운 모자가 생긴 둘째. 들어오자마자, 한국분이 운영하시는 매대에서 10불 주고 외할머니가 사주셨어요. 집에서 가져온 엠엘비 핑크야구모자는 휴양지에서는 영 멋이 안 난다 하시며 하나 사주셨네요. 뒷쪽에 보이는 1층 짜리 흰 건물은 작은 매점 겸 전망대 매표소입니다.

본격적으로 구경하기 전 넓은 잔디에서 구경을 좀 했어요. 꽃 구경, 나무 구경. 날씨가 맑지만 많이 더워서 힘들텐데도 아이들은 잘 뛰어 놀더라고요. 명불허전 에너자이저들...어린게 좋다 이 눔들아~.

커다란 동상. 남자를 껴 안고 있는 여인의 손이 보이네요. 아련한지고~ 동상 뒤에 보이는 건물은 기념품 가게에요. 여기 기념품은 시내에서도 살 수 있지만, 같은 아이템들도 여기서 더 싸게 팔더라고요. I Love Guam 미니 머그 자석이 여기선 2불인데, 시내에서는 거의 4불에 팔았어요. 그래서 고민 않고 여러 개 사왔어요.

잔디에서 놀고, 동상도 보고, 이제 절벽을 구경할 차례에요. 철제 난간을 꽉 채우고 있는 사뢍의 자물쇠들.

사랑의 자물쇠들 너머로 보이는 투몬비치. 우리가 묵고 있는 호텔도 보이네요. 투몬비치에서도 사랑의 절벽이 잘 보여요. 그만큼 가깝다는거죠. 괌 정말 무지 작음...

한국인이 사랑하는 휴양지답게 한국어도 많이 보여요. 저는 달고 오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달고 왔으면 나름 추억이 되었을 것 같네요. 다음 기회에~ 간간히 다른 자물쇠도 보이는데, 이런 건 나중에 다 잘라내 버린다는 소문이...믿거나 말거나...

매점에서 왼쪽으로 걸어가면 전망대가 하나 더 있어서 올라가 보려 했는데, 공사중이라 사용할 수 없답니다. 그래서 이 쪽에서 잠시 서서 유료 전망대쪽을 바라보았어요. 그랬더니...

나름 무시무시한 절벽이! 반대편에서 보니 쫌 무섭긴 하네요. 저기에서 두 연인이 떨어졌을 걸 상상하니 오싹오싹. 이제 유료전망대로 가서 제대로 구경해 보기로 합니다. 매점에서 성인 1명당 3불에 표를 구입해야 들어갈 수 있어요. 어린이는 무료입니다.

돈을 내고 들어가면 사랑의 절벽에 얽힌 이야기를 삽화로 그려낸 것이 보입니다. 이야기 순서는 오른쪽에서 시작해요. 옛날에, 부모의 반대로 스페인 장교와 결혼해야 했던 차모로 여인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녀에겐 이미 사랑하는 차모로인 연인이 있었습니다. 두 연인이 강제 결혼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둘이 함께 죽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둘은 사랑의 절벽으로 사랑의 도피를 합니다. 그들을 쫓아 온 스페인 장교와 부하들이 보는 가운데, 두 연인은 머리카락을 묶어 함께 바다로 뛰어 내립니다. 대략 이런 내용...

아이들에게 대충 스토리를 알려주니 화들짝 놀라더라고요. 무섭다고..무시무시한 이야기를 듣고, 전망대 구경에 나섰어요. 전망대는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층에도 역시 알록달록 자물쇠들이 가득가득합니다.

절벽 위 유료 전망대가 좋긴 하네요. 탁 트인 바다를 실컷 볼 수 있어요.

절벽 아래 비치는 해수욕하는 곳이 아닌가봐요. 아무도 없어요. 투몬 비치보다 바다도 깊어보이고, 파도도 세 보이긴 합니다. 가만히 바다를 응시하는 둘 째. 바다를 보더니 빨리 수영가자고 조르기도 했어요. 그...그..그래..쫌있다.

절벽 위에서 내려다 본 바다...색깔이 정말 예쁘죠. 흰 파도에서 시작하여 짙푸른 색으로 변해가는...자연이 만들어 낸 그라데이션이 참 아름답습니다. 물 밑 바위가 후덜덜하네요. 떨어지면 정말 죽을 듯 ㅜㅜ

파도 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봤어요. 무섭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왠지 마음이 평온해 지는 느낌...

배 두 대가 떠 다니기도 했는데, 자세히 보니 돌핀워칭투어 중인 배였습니다. 날씨가 어찌될 지 몰라서 미리 돌핀 투어는 예약하지 않았고, 일정에도 넣지 않았는데, 이렇게 사랑의 절벽에서 공짜로 보게 되네요. 이 날 돌고래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절벽 위에서도 꽤 잘 보였어요. 아이들이 특히 신기해 했어요. 수족관이 아닌 바다에서 돌고래를 본 건 처음이라.

2층 전망대로 올라와 봤습니다. 2층 전망대 구석에 이렇게 뾰족하게 생긴 모서리 난간이 포토존인 것 같더라고요. 이곳에서 셀카봉으로 사진들을 많이 찍으시더라고요. 여기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좀 더 무서워요. 난간이 높지도 않아서 더 아찔하답니다.

이 정도 높이 밖에 안 되요. 8살 첫째 아들 키보다 살짝 작은...난간이 안 보이게 셀카 찍으면 그럴 듯 할 것 같네요.

겁 없는 아이들이 난간 밖을 보면서 막 신나하는데, 사진 찍는 애미 손은 덜덜덜...

..

바다 전망대는 처음 와 보는거라 저도 아이들도 만족한 곳이었습니다. 다른 곳은 몰라도 여기는 꼭 한 번 정도 와 볼만 한 것 같아요. 나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도 있고요. 첫째는 지금도 가끔 사랑의 절벽 이야기를 할 정도로 기억에 많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아침 일찍 와서 여유있게 한참을 구경했어요. 너무 급하게 둘러보지 말고, 탁 트인 괌 바다를 오래오래 구경해 볼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