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2016] 리티디안비치: 괌 최고의 해변이지만, 우린 놀지 못했다.

아침 일찍 사랑의 절벽을 찍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리티디안비치. 실은 사랑의 절벽 이후의 계획이 아무것도 없었어요. 렌터카를 이틀 간 빌렸지만, 딱히 어딜 가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답니다. 그래서 리티디안도 별 생각 없이 갔다는. 그냥 괌 최고의 해변이라고 하길래, 그냥 가봤습니다. 사랑의 절벽에서 약 30-40분 운전을 해야 갈 수 있는 곳이라, 차에서 아이들도 좀 재울 겸 무조건 북쪽으로 달렸습니다.

가는 길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고, 날도 살짝 흐릿흐릿하여 걱정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리티디안은 해변이 자주 폐장을 한다길래, 가면서 헛걸음하는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물때 시간도 확인 안 하고 가는 나의 패기....). 어쨌든 여긴 가는 길이 너무 험해요. 험해도 너~~~~무 험하답니다. 포트홀이 과하게 많아서 잘못하면 차 바퀴가 펑크나겠더라고요! 실제로 리티디안 가는 길에 렌터카 펑크 사고가 하도 많이 나서, 풀커버 보험을 들어도 여기만은 보장 범위에 안 넣어 줍니다. 유명한 해변으로 가는 길이 포장 상태가 이리 엉망이라니...괌은 게을러도 너무 게을러요....우리나라였음 며칠 만에 뚝딱 보수했을텐데...암튼, 포트홀 길을 거의 곡예 수준으로 달리다가 겨우겨우 리티디안 비치 인근에 도착하니 비교적 잘 포장된 도로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해변 도착 직전에 만난 전망대에서 잠시 구경하기로 합니다. 차를 세워 놓고 우리가 달려온 도로를 찍어봤어요. 여기 도로 상태는 매우 훌륭합니다! 매우매우~ -.,-

차를 세워 놓고 Scenic View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봐요~~좋긴 한데, 벌레가 다리에 너무 많이 들러붙어서 좀 힘들었어요. 모기 기피제라도 뿌리고 올걸 ㅜㅜ

전망대에서 바라본 리티디안 및 야생동물보호구역..

바다 감상 중인 둘째. 날이 꾸물꾸물해서 예쁜 사진은 많이 못 건졌습니다.

전망대에서 약 2~3 킬로미터 쯤 더 달려 내려오면 리티디안비치에요. 다행히 오픈했어요. 그리고 매일 오후 4시면 어김없이 해수욕장을 닫습니다. 야생동물보호구역 내에 있는 해변이라 아무런 인공 조형물이 없습니다. 그냥 쌩 야생 해변. 왜 이곳을 괌 최고의 해변이라고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이기 때문이니까요. 그런만큼 샤워시설은 전무. 여기에서 물놀이를 하려면 마트에서 씻을 물을 사서 와야하는 이유이죠...지금 생각해보니 아이들이랑 물놀이 계획을 하고 왔다면 상당히 번거로워질 뻔 했어요. 아무튼 차를 대고 해변쪽으로 걸어가 봅니다. 정말 정글숲을 지나가면 나오는 해변..ㅋ

날씨가 꾸리꾸리해서 사람들도 별로 없네요. 맑은 날에 오면 정말 좋았겠어요. 파도도 제법있어서 아이들 스노클링은 쉽지 않을 것 같은 날씨였습니다. 그래도 하는 사람들은 몇몇 있긴 해요.

아이들은 멋진 바다를 보니 또 물에 들어가고 싶은 욕구가 생기나 봅니다. 얘들아...들어가지마 제발...구경만...발 씻을 물도 없단말야 흑흑

애미 말은 그냥 한 귀로 흘려보내고 유유히 들어가려고 합니다...

파도가 거의 없는 투몬에서만 있다가 제법 파도가 있는 이곳에 오니 또 다른 재미가 느껴지나봐요.

점점 더 들어가는 아이들! ㅜㅜ 물이 별로 안 깊다고 또 계속 들어가다 결국 엉뎅이까지 다 젖고서야 물에서 나왔어요. 여벌옷도 뭐고 아무것도 없는데. 쩝..

"빨리 들어와~ 시원해!" "오빠, 기달려 금방 갈게"

물만 보면 신나서 어쩔 줄 모르는 아이들인데, 물놀이 못하게 해서 미안~

신발에 모래가 잔뜩 들어갔는데, 물에 씻어도 소용이 없더라고요. 차로 돌아가는 길에 모래사장 흙이 또 들어와서 씻겨내는 데 정말 고생했어요. 먹으려고 산 생수 세 병 정도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어요. 그 물은 다 발씻고 손씻는데 썼습니다. 그 물이라도 없었으면 정말 큰일날 뻔 했어요. 암튼, 가는 길도 험하고, 씻을 곳도 없는 리티디안은 가기 전에 큰 맘 먹어야 재밌게 놀다올 수 있는 곳인 것 같습니다. 돌아올 때 운전도 수영복 입은 채로 해야할 듯 하네요...탈의시설도 없거든요..-_- 다음에 또 괌에 가게 된다면 다시 올지는 고민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