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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 및 맛집

[2018/1월 사이판] 만세절벽

만세절벽은 사이판 최북단의 곶입니다. 사이판 정부가 이 곳의 지명을 차모로어인 푼탄사바네타(Puntan Sabaneta)라고 변경했지만, 통상적으로 아직까지도 반자이클리프(Banzai Cliff, 만세절벽)이라고 불리고 있답니다. 태평양 전쟁 중 전쟁 주범인 일본이 사이판에 군사 기지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미군과 이 곳에서 전투를 벌이게 되었습니다. 이 전투에서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게 되자, 미국이 일본군들에게 투항하라고 했지만 응하지 않고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지며 "천황폐하만세(반자이)"라 외치며 투신 자살했다고 하지요.

사이판은 사실 이렇다할 관광 스팟이 없는 것 같아요. 그나마 좀 가볼만 한 곳이 만세절벽이고, 드넓게 펼쳐진 짙푸른 바다를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뻥 뚤리는 느낌이에요. 렌트한 차로 가라판에서 약 30분 정도 북쪽으로 달리면 도착해요. 주차장은 널널합니다. 주차장 뒷편에 보이는 곳은 "자살절벽"이에요. 여기서도 일본군들이 자살했다는.. 한 마디로 무시무시한 동네..앞뒤로 자살 장소..-_-

여긴 투어상품으로 별 보러도 많이들 오시죠. 저흰 시간이 없어 그냥 낮에 왔지만, 밤에 별 보러 와서 쏟아지는 별들 보면 정말 멋있을 것 같긴 하네요.

여기 바다는 리조트 근처에서 구경할 수 있는 바다랑은 사뭇 달라요. 색깔 부터 다르죠. 에머랄드 빛은 없는, 파도도 세고 깊은 동해바다 같아요. 바람도 많이 분답니다. 전망대에쪽에서 바라본 절벽입니다. 코딱지만하게 사람들이 절벽 가까이 가고 있는 모습이 보여요. 겁도 없이!!! 사실 저쪽 만세절벽 부분은 안전 가드나 장치가 전무하여 가까이 가면 위험해요. 인생샷 찍는 다고 점프점프하다가...진짜...뭔일 일어날지도 몰라요. 조심해야합니다. 중국 관광객들은 겁들이 없으셔서 낭떠러지 쪽으로 가까이 잘 들 가시더라고요 -,.- 얼마전에 중국인 여성 관광객이 차 몰고 바다쪽으로 주행하다 절벽에서 추락했대요.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지만, 생각만해도 끔찍해요...

우리 가족은 안전하게 전망대 쪽에서 한참 바다 구경. 사실 절벽 해안가에 일본군 위령비들이 많이 세워져 있는데 사진은 안 찍었어요. 뭐하러 찍어요 그걸 ㅎ 위령비를 세운 것도 짜증나더라고요. 숭고한 희생이나 영웅담과는 아무 상관없는 그냥 전범들을 위한 돌댕이들이죠. 야스쿠니 신사 같은 것들이죠. 아름다운 바닷가에 흉물스레 서있는 돌댕이들이 옥의 티에요.

여기가 경포대인지 사이판인지 구분 안되는 컷~ 1월의 사이판은 꽤 선선하네요.

갑자기 객기부리는 서방님. 한 번 밑에 내려다 보더니 기겁...그냥 깎아지른 절벽이래요. 바다에 빠지실까 진심 두근두근 했어요. 다신 그르지 맙시다 아저씨. 물놀이에 지치고, 더위에 지쳤을 때 한 번 쯤 와보면 좋을 것 같은 곳이에요. 안전엔 꼭 유의하고요. 도와줄 사람이나 해안 경비대도 없는 곳이라..